Review
자전거 세계여행을 꿈꾸며 셜리 브리지 클럽(Surly Bride Club) 프레임을 기본으로 올로드 투어링 바이크를 조립하고, 그에 맞는 모든 패니어, 백 등을 오르트립 제품으로 마련했다. 프런트/리어 패니어, 프레임 백, 랙팩 등…. 국내외 많은 후기들을 보며 오르트립 제품이 튼튼하고 방수 성능이 우수하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결과다.
투어링 바이크 셋팅
포장/비포장 도로, 임도 위주의 자전거 여행은 위 셜리 베이스의 투어링 자전거가 우선 고려될 것이다.
그러나, 험한 싱글을 달려야 한다든지 또는 임도나 싱글을 빠른 시간 내에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위 자전거가 마땅치 않다. 일단 무겁고 앞 샥이 없어 험한 싱글이 계속된다면 쉽지 않은 라이딩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자전거 여행용으로 운용하는 또 하나의 자전거는 바로 하드테일 MTB다. 코리아에픽라이드 같은 장거리 산악을 목표한 시간 내에 달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가벼운 무게에 대한 미련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투어링 바이크와 MTB에 사용하는 백은 서로 호환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물론 MTB에 어찌어찌해서 랙을 설치해 패니어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럴 바에는 그냥 투어링 자전거를 타는 것이 나을 것이다.
투어링과 다른 바이크팩킹의 기본 셋팅은 새들백과 포크백이 될 것이다.
바이크팩킹과 투어링 셋팅
핸들바백과 프레임백은 어느 정도 서로 호환이 되고 또한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새들백은 타사 제품 중 가볍고 필자의 MTB와 궁합이 잘 맞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포크백이 큰 고민이었다.
포크백의 형식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카고 케이지 방식과 전용 포크 마운트 방식이 그것이다. 카고 케이지는 MTB 등의 포크에 케이지를 설치하고 다양한 방수백이나 물병 등을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포크 마운트는 전용 마운트와 백이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전용 포크백 방식(좌)과 카고 케이지 방식(우)
MTB 포크에는 랙이나 케이지를 설치할 수 있는 아일렛이 없으므로 밴드를 이용해서 고정해야 한다. 이는 카고 케이지 방식이든 포크 마운트 방식이든 마찬가지다.
필자는 MTB에 전용 포크 마운트 방식의 백을 사용해 왔다. Rhinowalks 사의 6리터 백을 사용해 왔는데, 싱글이나 험한 임도를 달릴 때 백의 흔들림이 있어 별도의 압축 밴드를 이용해 고정해야만 했다. 방수 성능이 우수하고 탈착이 간편해 줄곧 사용해왔으나 흔들림에 대한 우려가 있어 다른 제품을 찾고 있었다. 마침 코리아에픽라이드를 준비하던 중 아이엘 인터내셔널 사에서 제품을 후원 받아 약 4개월 동안 사용했다.
라이딩 거리로는 코리아에픽라이드를 포함 1,500 키로 이상을 달렸고, 맑은 날과 폭우가 쏟아지는 날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했다.
사이즈
오르트립 포크팩은 4리터와 6리터 두 사이즈가 나오고 마운트는 서로 호환이 된다. 필자는 샌드 색상의 4리터 백을 선택했다. 백 사이즈가 크면 아무래도 더 짐을 넣기 마련이라 작은 사이즈를 선택했고, 그 동안의 바이크팩킹 경험을 토대로 딱 그 사이즈의 백을 찾고 있기도 했다.
백 하나에 400g 거위털 침낭이 딱 들어간다. 주로 한 쪽 백에 침낭을 넣고, 다른 쪽 백에 조리도구를 넣고 운행했다. 무거운 음식과 공구는 프레임백에, 텐트는 핸들바백에, 그리고 가벼운 의류와 음식은 새들백에 적재하고, 겨울만 아니라면 일주일 정도의 바이크팩킹에는 무리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사진의 왼쪽 백에 필 웨이트 400g 거위털 침낭이 들어가 있는 상태. 반대편 백에는 조리도구, 위생 도구 등이 들어있다.
마운트
기본 제품을 구매하면 포크에 아일렛이 있는 그래블 자전거나, 아일렛이 없는 MTB에 설치 가능하도록 액세서리가 포함되어 있다. MTB에는 금속 재질의 밴드를 이용해 포크에 고정한다. 고정하는 방식이 과연 이게 제대로 고정이 될까 싶었지만 잘 고정되어 험한 싱글을 달려도 백의 흔들림이 거의 없고 돌아가거나 흘러내리지도 않는다. 다만 자주 마운트를 설치, 제거한다면 금속 재질 밴드의 손상이 우려된다.
아일렛이 없는 MTB에 장착하는 방식. 오르트립 매뉴얼 캡쳐
사용 편의성
백을 마운트에 탈착하는 방식은 무척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백 뒷면에 있는 4개의 홈에 마운트의 튀어나온 부분을 맞춰주고 눌러주면 끝이다. 백을 분리할 때는 레버를 옆으로 제끼고 백을 들어 올리면 간단하게 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백을 분리할 때 한 손으로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손으로 레버를 제치고, 다른 한 손으로 백을 들어 올려야 한다. 이게 자전거를 벽에 기대 놓거나 스탠드로 세워 놓았을 때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자전거를 한 손으로 세운 상태에서 백을 분리할 때는 조금 불편한 부분이다. 한 손으로 분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를 변경한다면 한결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백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흔한 내부 주머니도 없다. 단순함의 극치다. 같은 오르트립사의 패니어에는 내부 주머니와 지퍼 주머니가 있어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이즈가 작으니 굳이 별도의 주머니를 만들지 않았나 싶고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소소한 물건을 분리해서 넣을 수 있는 내부 주머니가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내부는 아무것도 없이 심플하다. 오르트립 홈페이지 캡쳐
백 입구의 개폐는 당연히 롤 클로즈 (Roll Close)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이 방식을 선호한다. 지퍼가 없으니 고장 날 게 없고, 세차게 쏟아지는 폭우나 바닥에서 튀는 물로부터 완벽한 방수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여행용 백을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 하는 부분이 바로 방수 성능이다. 많은 제품들이 방수 (water proof)라고 설명되어 있음에도 비가 조금 쏟아지면 방수 성능에 한계를 보여주는 것을 많이 봐왔다.
지금까지 여러 오르트립 백을 사용하며 방수 성능에 불만을 가진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백 내부는 항상 뽀송뽀송함을 유지해줬다.
하루 종일 폭우를 맞으며 라이딩했으나 방수 성능은 완벽했다.
패니어나 다른 제품과 달리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운 천으로 된 백이지만 역시 몇 번의 폭우 속에서도 방수에 실패한 적 없이 만족스럽다.
언급했듯이 오르트립 사의 타 제품과 달리 무척 가볍고 얇은 재질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코리아에픽아리드 때 쓰러진 나무를 지나며 나뭇가지에 수없이 긁히고, 나무를 넘기 위해 수없이 자전거를 집어 던졌지만 마운트가 돌아가거나 백에 문제가 될 만한 상처는 생기지 않았다.
코리아 에픽 라이드 520키로를 달리며 쓰러진 나무를 넘기 위해 수십차례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나뭇가지 등에 긁혔지만 포크 백은 이상없이 잘 견뎌줬다.
이제 이 마운트는 필자의 MTB 포크에 항상 장착되어 있는 하나의 소품이 되었다.
사양 (4리터 기준)
- 무게 : 290g/백
- 사이즈 : 높이 28cm x 가로 17.5cm x 폭 11cm
- 재질 : 폴리우레탄 코팅된 나일론
- 허용 중량 : 3kg/백
장점
- 뛰어난 방수성능
- 가벼운 무게
- 사용의 편리함
- 튼튼한 거치
- 적은 흔들림
단점
- 내부 주머니가 없는 아쉬움
- 한 손으로 백 분리가 어려움
총평
경량이면서 우수한 방수성능의 포크백을 찾고 있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본 사용기는 오르트립 수입사인 아이엘 인터내셔널에서 제공한 포크 백 사용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