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자전거여행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각종 전자기기의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닐까 한다. 스마트폰, 사이클링 컴퓨터 (가민 등), 라이트, 카메라 등등….
물론 우리나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경우 보조배터리 하나 가지고 다니면 편의점, 식당, 숙소 등에서 어렵지 않게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지에서 며칠 동안 돌아다닌다거나, 해외를 나간다거나, 혹은 충전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명심할 것은 전자기기 충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면 여행 자체가 훨씬 더 자유로워진다.
장거리 여행 중 전자제품 충전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자가발전기인 다이나모 허브와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충전기다.
태양광 충전기, 사진 : BigBlue 홈페이지 캡쳐
다이나모 허브, 사진 : Son NabenDynamo 홈페이지 캡쳐
필자가 몇 가지 이유로 선택한 옵션이 바로 태양광 충전기다.
먼저 알리를 뒤져 괜찮다고 생각되는 제품을 골라 주문했고 오천-금강 자전거길을 여행하며 테스트해봤으나 처참하게 실패하고 만다. 햇볕이 쨍한 날 하루 종일 자전거에 달고 달렸지만 20,000mAh 보조배터리를 단 몇% 밖에 충전하지 못했다. 역시 중국 브랜드의 스펙은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태양광 충전기. 여러분, 이거 혹시 보시고 계시면 다시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인터넷 폭풍 검색 후 찾은 제품 하나.
거의 모든 테스트 또는 추천 사이트에 항상 탑 랭크되어 있고, Outdoor Gear Lab에서는 모든 항목에 대한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제품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Big Blue SolarPowa 28W.
BigBlue SolarPowa 28W, 사진 : BigBlue 홈페이지 캡쳐
여러 구매 사이트를 뒤져보다 결국 Big Blue사의 홈페이지에서 주문한다. 이메일을 통한 상담에도 신속하고 친절하다.
미국에서의 배송은 상당히 빠르다. 일주일 정도 후에 도착.
사양
사이즈는 접었을 때 283mm x 160mm x 33mm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쉽게 가방 어디에나 쑤셔 넣을 수 있다. 펼쳤을 때는 283mm x 840mm x 5mm 로 상당히 넓게 펼쳐진다. 뒤 패니어를 설치하고 그 위에 펼쳐 놓기에 적당한 크기다.. 또는 백팩킹 시에는 배낭에 매달아 충전할 수 있다.
본품과 설명서
실측 무게는 카라비너 4개, 충전 케이블 1개를 포함했을 때 670g, 앞의 악세서리를 제외하고 판넬만의 무게는 610g 으로 타 유사한 용량의 충전기 중 거의 가장 가볍다.
본체, 충전 케이블, 카라비너
사이즈나 무게 모두 경량화와 소형화를 추구하는 레이스 형태의 바이크 팩킹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투어링에서는 전혀 문제될 정도가 아니다.
네 귀퉁이에 고리가 있어 카라비너를 이용해 랙이나 패니어에 고정할 수 있도록 해서 별도로 구멍을 내지 않아도 되겠다. 또한 커버에 벨크로를 이용한 주머니가 있어 카라비너, 충전 케이블, 그리고 보조배터리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4개의 패널과 충전단자가 있는 1개의 커버로 되어있다.
참고로 필자는 보조배터리를 패니어에 넣고 패널만 외부로 노출시켜 패널에 걸리는 하중을 최소화했다. 이렇게 하면 혹시 모를 패널이나 충전단자 또는 케이블 등의 파손 우려를 줄일 것이다.
태양광 충전기에는 보조배터리가 내장된 것과 보조배터리가 없는 것이 있다. 필자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보조배터리가 미포함된 충전기를 선택했다. 보조배터리가 포함된 충전기의 경우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가 어렵고,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터리 성능이 저하됐을 때 태양광 패널까지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충전 단자는 USB Type A 3개가 있어 동시에 보조배터리와 타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각자의 충전 속도는 떨어질 것이다. 동일한 3개의 USB 포트 대신에 C-type 포트 하나를 포함했으면 활용도 면에서 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3개의 USB Type A 충전단자
충전기는 과전압, 과전류, 과충전, 쇼트 방지 등의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안전에 대한 부분은 큰 우려없이 사용할 수 있겠다.
태양광 패널은 가장 유명한 SunPower사 제품이며 에너지변환율 24%로 현존하는 제품 중 거의 탑급이다.
테스트
바쁜 일과로 테스트를 미루다 몇 주 전 (2월 16일)에 테스트를 진행했다. 겨울이라 햇볕이 강하지 않아 충전효과가 낮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우려를 갖고 있었다.
햇볕이 드는 베란다 외부에 태양광 패널이 태양을 향하도록 고정하고 20,000mAh 용량의 보조배터리를 연결한다. 이때 보조배터리의 충전은 69% 상태다. 타이머를 1시간 30분으로 셋팅하고 충전을 시작한다.
테스트 전이 보조배터리 충전량, 베란다에 설치한 모습
1시간 30분 후 결과를 확인하니 놀랍다. 27%가 늘어난 96%까지 충전되었다.
1시간 30분 후에 96%로 27%가 충전되었다.
27%면 아이폰 14를 방전에서 거의 풀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다. 햇빛이 약한 겨울임에도 이 정도 성능이라니 아주 만족스럽다.
이 충전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같은 보조배터리를 다시 69% 까지 방전시킨 다음 65W 초고속 충전기에 같은 충전 케이블로 연결하고 역시 1시가 30분 타이머를 셋팅한다.
가정용 콘센트에 65W 초고속 충전기를 이용한 충전 테스트
1시간 30분 후 초고속 충전기를 통해 충전한 결과는 놀랍게도 태양광 충전기를 통해 충전한 것과 동일하게 96%까지 충전되었다.
놀랍게도 태양광 충전과 동일한 96% 까지 충전되었다.
한 리뷰에서 Big Blue SolarPowa 28의 충전 속도가 가정용 콘센트에 꽂아 충전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빠르다는 평을 보고 반신반의했는데, 봄, 여름, 가을이라면 충분히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더구나 초고속 충전기를 사용한 충전 속도와 같다니 놀라운 성능이다.
이 제품의 또 하나의 큰 장점은 구름이 끼었을 때 또는 그늘에서의 충전 성능도 타 제품에 비해 가장 탁월하다고 Outdoorgearlab의 테스트 결과를 보여준다. 앞에 언급한 중국제품을 제외하고 비교 대상이 없어 타 제품과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이번 목포-진도-해남-강진을 여행하며 대체적으로 흐린 날 실 사용에서 약 7시간 동안의 주행 동안 20,000mAh 보조배터리가 14%에서 99% 까지 충전되었다. 북향과 남향으로의 주행이 50:50 정도이기 때문에 남향 주행 때는 라이더의 그늘에 패널 일부가 가려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여행 중 텐트를 설치하는 중, 그리고 아침에 텐트를 걷기 전 잠깐의 충전에도 충전 게이지가 올라간다.
패니어 위에 설치한 모습
또 하루는 완전 방전 상태에서 약 3시간 40분 동안의 라이딩에 84%까지 충전되었다. 주로 북쪽을 향해 라이딩을 했기 때문에 충전기의 패널이 태양볕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이 태양광 충전기라면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자유와 모험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한 평
장점
- 탁월한 충전 성능 (그늘에서의 충전 성능 포함)
- 비슷한 성능의 타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 (할인 받아 89,000원)
- 작은 수납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
- 3개의 USB 포트
단점
- Type C 충전 포트가 없음
네이버 블로그 : 맥가이두의 자덕 사랑방(맥자방)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한 자세한 리뷰가 제품 선택에 도움이 많이 될거 같습니다. ^^